데포소는 누구인가? 2

This entry is part 2 of 2 in the series 데포소는 누구인가?
큰 기업을 떠나 벤쳐기업에서 여러 맛을 보다
30대 중반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음. 세상이 급변함. 
 
연공서열 이라는 공식 속에서 안주를 씹으……  안주 한 접시 하며 살아가는 것을 당연시 여기던 대한민국 백성들 앞에 외환 위기, 국가 부도, 아이엠에프 라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거대한 괴물들이 한꺼번에 전광석화와 같이 등장함.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음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탈바꿈함.
 
굳게 닫혀 있었던 금융 및 경제 시장의 대문이 한 쪽은 충격에 의해 부서진 채로, 다른 한쪽은 마지못해 안에서 개방한 상태로 열림. 나라가 통째로 강도질 당한 느낌.
 
경향신문
그 후 국민들이 갱제와 금융에 대해 새롭게 눈을 부릅뜨면서 물신 숭배 분위기가 급격히 확산됨. 벤처 열풍이 불어닥침. 재테크 광풍이 불어닥침.
 
부자가 될 건덕지가 전혀 없는 사람한테도 자꾸 “부자 되세요”라고 사방팔방에서 떠들어 대는 바람에 정말 무리를 해서라도 뭔짓거리를 하면 부자가 될것만 같은 착각을 강하게 심어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 투기가 난무함. 뭐든 그 시류를 따라 하지 않는 인간은 미래가 없는 인간처럼 보였음.
 
착각에 빠진 우매한 백성들이 주머닛돈 쌈짓돈까지 죄다 털어 내놓게 하고선 그걸 기다리고 있던 대형 또는 거대 자본 괴물들이 개미 하끼……핥기 처럼 낼름 낼름 흝어가는 분위기가 시작됨. 그 괴물들이 그 이전에는 주로 국내산이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다국적 괴물들로 확대됨.
 
……중략……
 
그 광풍의 언저리에 살짝 걸터 앉은 데포소는 기업을 떠나 벤쳐 회사로 옮김.
 
입사한 지 5개월만에 사내 분규가 터짐. “힘이 없는데 굳이 또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까지 해서 으짜쓰까” 라고 여겨지는 분위기의 사람들 쪽에 서있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퇴사 당함.
 
초고수 경지의 놀고 먹기 기술 보유자로서 몇 개월을 탕자탕자하며……  탱자탱자하며 놀다가, 이 사람 저 사람 소개로 이 회사 저 회사 전전함.
이때부터 나의 커리어 상태가 복구 불가의 영역?, 경지?, 처지?, 몰골?, 행태?, 지경으로 진입함. 업태 및 종류도 다양해서 미주알 고자알 고주알 썰을 풀면 엄청 재미있겠으나 후일을 기약하고 여기서는 그냥 중략으로 넘어감.
 
……중략……
큰 기업으로 돌아갔으나 갈증은 그대로였다
결국 예전 직장 상사의 도움으로 다시 다른 기업으로 복귀함.
열정적으로 일함. 존경할만한 좋은 선배들과 유능하고 헌신적인 후배들을 만나서 알차고 보람 있는 직장생활을 하게됨.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사회생활 중 좋은 기억들이 가득한 그런 시간들이었음.
늘 그렇지만 봄날은 짧음.
 
……중략……
 
내 자신의 부족함 대신, 나의 진면목… 진면모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탓을 하며 무겁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됨.
더불어 40대로 접어드는 길목 전후에 엄습하는 사추기를 겪음.
 
그간 열심히 살아왔지만 빈잔 빈손 뿐인 자신의 모습이 유난히도 무기력해 보이는 새끼 시기. 다가올 미래에도 뾰족한 수 없이 지난 세월 처럼 또 빈손뿐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먹구름처럼 드리우며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새끼 아! 자꾸 시기.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아닌 무너가 뭔가 새롭고 창의적이고 획기적이고 운명적인 것을 해보고 싶은 열망도 함께 꿈틀거리는 시기. 더 늦으면 평생 다시 시도해보기 어려울 것만 같은 생각이 가득한 새끼 시기. 이런 나의 심오하고 차원 높은 생각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도움이 1도 안된다는 섭섭함이 모두를 마뜩잖은 존재들로 치부해 버리게 하는 시기. 기어들어가서 버러지 버러우 탈 동굴을 파는 시기.
 
그 일환으로써, 내가 내 맘대로 내 생각대로 내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 여자…… (떽!!!) 사업을 찾아 보기 시작함.
 
여러 사업 아이템들과 소규모 자영업 등 할만한 것을 찾아 이리저리 뒤지고 다님. 더불어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들어본 사람만 아는”더더더” 타령으로서, 주로 어두운 밤에 짭새들이 이 길 저 길을 막은 채로 지나가는 운전자들을 느닷없이 붙들고서 입에 혹시나 남이 이미 드럽게 빨았을지도 모를 빨대를 물리고 자꾸 더 세게 불라고 성화를 부리는 소리임)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새롭게 각성하는 시기였기에 이곳 저곳 함께 구경하러 다니며 수 없이 많은 사진을 찍어보기도 함. 그러는 동시에 혼자서도 엄청 쏘다님. 매주 자전거, 스키, 출사 등으로 눈코 뜰새 후빌새 없이 바쁘게 보냄.
 
심지어는 학원을 끊어서 다니기 시작함.  오랜만에 공부하는 곳에 가보니 학구적인 분위기 보다는 물질주의 분위기가 좔좔, 질질, 줄줄, 콸콸 흘러넘치는 느낌이어서 씁쓸했음. 학원이라 그런지 학원비가 무지 비쌌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아깝지만 뺏기네~ 기분이었음.
 
……중략……
한반도에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북아메리카로 떠나다

뭔가 모를 확신을 찾기 위해, 어떤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지냈음. 그러나 윤곽이 드러난 것은 없이 회사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그곳을 떠나고 싶은 생각만 가득하게됨.

전과 14범이 최고 권력자가 될것만 같은 불길한 기운이 나라 전체를 휘감음. 대다수의 사람들이 갱제와 물질에 너무 집착하는 것만 같아 보였음.  

귀가 얇고, 조급하며, 제 한 몸 돌보기 조차 힘겨운 민초들. 홀로는 보잘것 없어도 모여서 지혜롭고, 용감하고, 나라를 구하고 역사를 써온 민초들.

김수영이 노래한 그 (들) 같은 민초들.
개나 돼지 같은 가축 취급을 받고, 수 없이 속임을 당하고 짓밟히고 억눌리고 착취를 당하는 민초들. 그래도 또 일어난다 민초들. 미친 민초들. 우매하면서도 현명하고, 비겁하고 소심하면서도 용맹스러운 민초들.

때로는 자신을 사지로 내몬 국가 (또는 국가를 대리하는 자들) 라는 뭔지도 잘 모르는 존재를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바치는 아이러니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민초들. 
그 어리석고도 위대한 민초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선택을 할 것만 같았음.

……중략……

그리고 데포소는 구께 굳게 결심함. 
보이는 그 뭔가를 잡으려해도 도무지 잡을 수 없는 그 유리벽에 쌓인 방을, 아이러니한 굴레를, 오랜 동안의 굴곡으로 지친 이 산하를 떠나기로함.

아이옐츠 (IELTS) 시험보고, 캐나다의 한 기술전문학교에 입학 허가 신청한 후 허가를 기다리는 동시에  연방기술이민 신청함.  

데포소 Deposo
Photo by Deposo

입학 허가 받고 신체검사 받고 짐싸 보내고 주변 정리하며,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함.

결심한 후 5개월이 채 안된, 6월의 어느날, 평생을 함께 살아오신 어머니의 통곡과도 같은 울음소리를 애써 외면하며 집을 나섬.
그날 우리는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에 도착함.

 …….중략…….

늘 시간과 돈 그리고 놀고 먹는 삶을 갈구며 갈구하며, 작은 것에 시시해 하고 큰 것에 놀라는 척하며 사람과 세상을 사랑한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정의는 구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나 말고 누군가가 노력해서 될거라고 생각만 하며, 행동은 이기적으로 살고 있었음.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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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김은수 says:

    늘 고민하며 도전하는 삶을 사시는분이군요 지금은 또 어떤 삶을 살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 Deposo says:

      댓글 감사합니다. 그 고민과 도전은 아마도 숨을 멈출때까지 계속되는 지난한 과정이 아닐까요. 지금은 여러 번의 탈바꿈을 또 거친 후 또 다른 변화를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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